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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08 신기술이 만드는 시장, 그리고 사장되는 시장들

 좀 된 이야기지만 SONY, 정확히는 SCE(Sony Computer Entertainment, 국내 지사로는 SCEK)에서 안드로이드에 SONY 인증을 받은 기기에 한해 PS(Play Station) 계열의 컨텐츠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MS 또한 Windows Phone에서 XBOX 및 Windows 기반의 게임들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하지요.

 지금의 가정용 콘솔 게임기와 휴대용 콘솔 게임기는 시장을 달리하고 있지만, 처음 예측과는 다른 방향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초기의 게임 시장에서 PSP와 NDS가 격돌할 때만 하더라도, 휴대용 기기는 게임 호흡이 짧고 중간에 멈춰도 페널티가 크지 않은 캐쥬얼한 게임들에 한정하여 성공할 것이며, 가정용 콘솔 기기는 휴대용 기기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훌륭한 그래픽과 장대한 게임으로 승부를 내려고 했죠. 

 하지만 NDS와 PSP에서 대작 타이틀이 나오면서 오히려 집에서 휴대용 기기를 붙잡고 나오지 않는 - 이것은 저 두 기기의 킬링 타이틀의 게임성이 상당히 훌륭했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긴 합니다. - 사람들이 일본에서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기존의 예상을 뒤엎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휴대용 게임기의 본질을 살린 숨이 짧고 기기의 특성을 살린 게임들이 많이 발매되었지만, 그 후에는 전 세대의 기종(PS, GC, N64)등의 게임을 컨버팅 및 리메이크해서 나오는 게임들도 상당 수가 되었습니다. WIFI를 이용한 온라인 대전 게임등 어느새 휴대용 콘솔은 가정용 콘솔이 해야 할 자리들을 빼앗기 시작합니다. 가정용 콘솔에게 남은 건 웅장한 그래픽과 용량에 거의 구애받지 않는 대작 게임들이 되버립니다. 

 물론 제작사인 두 회사는 퍼스트 파티뿐만이 아니라 게임을 공급하는 세컨드, 써드 파티에게도 각 기종 게임의 차별성을 요구하게 됩니다. 물론 제작사 측에서도 팀킬을 하는 상황은 원치 않았을 겁니다. 가정용에서 큰 볼륨의 게임을 휴대용에서 외전격이나 그래픽 및 스토리라인을 다운그레이드해서 휴대용으로 발매하는 방식을 이용하기도 하고, 각각 기기의 특성에 맞춘 타이틀의 시리즈를 달리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현재의 시장은 두개 다 갖고 싶은 시장이 되었네요. 

 하지만 스마트폰의 게임기 가능은 이야기가 많이 다릅니다. 휴대용 기기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말 그대로 휴대성인데, 휴대폰에서 그와 같은 수준의 게임이 구동된다면 구지 휴대용 기기가 필요할까요? 피쳐폰 시절부터 휴대폰의 MP3기능이 훌륭해지고 있었고, 그에 따라 MP3 플레이어 시장은 어느샌가 휴대폰 시장과의 잠재적 경쟁 구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MP3 플레이어의 매력을 많이 잃게 되었죠. 같은 맥락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신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만, 기존의 시장을 사장시키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시대는 계속 새로운 시장을 찾아서 이동하는 걸까요. 테이프는 CD로 넘어왔고, CD는 MP3로 넘어왔지요. 제가 어렸을 때 유명 가수들의 CD 판매량은 100만장을 쉽게 돌파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00만장을 팔면 상당히 기적적인 일이라고 하네요. 2010년 최대 판매 앨범이 모 아이돌의 정규 앨범이었는데, 자체 집계상 20만장 정도가 팔렸다고 하네요. 이렇게 CD가 팔리지 않게 된 것은 작고 고용량인 MP3 플레이어가 아무리 작게 만들어도 CD보다 작을 수 없는 CDP의 상품성과 경쟁력을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반도체 기술의 발전에 의한 플래시 메모리의 단위 면적당 용량의 상승, 절전 기술의 발전과 베터리의 소형화로 인해 MP3 플레이어는 CDP의 상품성을 넘어서게 되버렸습니다.

 64MB 용량을 가진 MP3가 30만원일 때 사람들은 20만원짜리 MP3CDP(MP3파일을 기록한 것을 재생할 수 있는 CDP)가 더 좋다고 느꼈지만, CD 용량과 흡사하지만 훨씬 작고 베터리도 오래가는 MP3 플레이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발매되면서 MP3 플레이어 시장이 CDP시장을 잠식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초기 단계이니 배터리 문제나 기종별 호환성의 문제등에 많이 부딪힐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호환성 및 이식성, 그리고 최종적으로 게임의 퀄리티 문제에 부딪히지 않을까요? 그동안 통일된 플랫폼에 게임을 제공했던 업체들은 다채로운 기종에 게임이 모두 호환될 수 있게 하는 부분이 상당히 부담스럽고 힘든 문제로 다가오겠지만, 아이폰 개발과 안드로이드 개발이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지금 보면 안드로이드 시장은 지금 충분히 성장했고 개발자가 얻을 수 있는 피드백또한 두 시장 모두 훌륭히 성장했기에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정착 또한 시간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주위를 둘러보면 MP3 플레이어나 PMP를 조작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스마트폰을 조작하며 같은 기능을 즐기고 있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요? 언젠가 거기에 휴대용 게임까지 추가될꺼라 봅니다.

 인터넷 기사를 살펴보면 닌텐도의 위기라거나, 애플의 위기라고 일컫습니다. 두 업체의 공통점은 H/W 및 S/W를 자체 개발하는 회사라는 점과 폐쇄적이란 점이 있다고 보는데요. 아이폰 개발 커뮤니티에 보면 '리젝(Reject, 여기서는 개발자가 등록을 하려고 하나 애플측에서 불허하는 것을 이야기함)'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닌텐도의 써드 파티가 되고 싶은 회사들도 상당히 무리가 있었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 물론 PS계열은 더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소니는 핸드폰도 만드니까 저런 일을 하는거겠죠 -

 애플측 또한 소니등과 게임으로 협력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으며, 닌텐도또한 그러지 않을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터넷 기사에서는 이것이 그들의 패인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스마트폰은 휴대용 게임기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까요? 그거야 업계의 정책에 따라 달린 것이겠지만, GXG나 GPANG이 망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들의 사업이 쉽게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작 게임에 돈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그렇게 개방적이지 않으니까요 :)
Posted by 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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